맥덕이라면 필참, '더 비어위크 서울'

언젠가부터 맥주에 푹 빠져 맛있는 맥주가 있다면 이리저리 기웃대고 있다.

처음 맥주 맛을 알게 된 거는 벨기에 출장에서.

맥주의 나라라고 자부하는 독일도 아닌 유럽의 작고 작은 나라였지만 맥주 맛 하나는 기가 막히게 좋았다. 

전에 내가 알던 맛의 맥주가 아닌 '신세계'였다고 할까... 

호가든, 스텔라, 듀벨, 시메이....

너무나 많았고, 너무나 맛있었다.

이후 일본 여행을 자주 다니며 도시마다 맥주공장을 견학하고 다니는 동안,

이제 국내에도 크래프트 비어가 널리 퍼지게 됐다.

그러다 알게 된 더비어위크 서울. 

한마디로 맥주 페스티벌이다.

▶어찌나 화창한지, 맥주가 절로 땡기지 않는가?

실은 그보다 먼저 '더부쓰 브루잉'을 알게 된 더비어위크서울이라는 행사를 알았다.

더부쓰를 출범부터 설명하자면 복잡하기도 하고(실은 귀찮음),

쉽게 정리하면 크래프트비어 만드는 회사다.

▶첨엔 대동강으로 출시했지만 상표 등록 문제로 '대강'이 됐다.

암턴 난 여기에 우연찮게 P2P 투자를 하면서 관심을 갖게 됐다.

(수익률도 나쁘지 않았는데, 더 많이 투자할 걸 하는 생각이.. ㅋ)

공동 창업자인 여사장(?)의 SNS 친구를 하며 더비어위크서울도 알게 됐고.

암턴 그리하여 가보겠다고 마음먹은게 벌써 3년째였는데, 올해 첫 방문!

심지어 올해는 얼리버드 티켓까지 구입해서 가격 부담도 줄이고 선물도 얻었다.

올해 4회 행사는 부처님오신날인 22일부터 27일까지 열렸다.

아무래도 휴일엔 인파가 몰릴 것 같아 평일 저녁에 출동!

도착하자마자 티켓을 교환했다.

티켓을 주면 기념품 스페셜잔과 현장 안내도, 맥주 쿠폰 등을 준다.

▶아래 맥주 쿠폰을 현장에서 맥주와 교환하면 된다.

따로 입장료는 없다.

현장에서 맥주 쿠폰을 사서 맥주로 교환해 마실 수 있고,

안주를 파는 부스에선 안주를 사먹으면 된다.

곳곳에 이벤트 하는 부스들도 있는데, 주로 사진찍고 SNS로 입소문 내는 거다.

난 SNS에 올려서 확인받고 바로 지웠다. ㅋ

▶더부스가 배달의민족과 콜라보로 만든 '치믈리에'라는 맥주 홍보 부스에서 저 간판(?)을 찍고 SNS로 올리면 경품 추첨의 기회를 줬는데, 결과는 사실상 '꽝'이나 다름 없는 배달의민족 5,000원 쿠폰을 뽑았다.

▶사진찍고 올리면 미국소시지 주던 부스. 난 누가 버리고 간 쿠폰을 주워서 먹어봤는데, 맛은 뭐 미국소시지 맛. 근데 현장에서 미국소시지가 '크다'고 그렇게 자랑하더니만 받고 보니 우리나라랑 별 차이 없더라. 그 소시지가 아닌가? ㅋ

건대입구역 근처 커먼그라운드에 행사장에는 평일임에도 퇴근시간을 지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더부스 외에도 아주 다양한 국내 브루어리의 맥주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특히 지방의 경우 쉽게 가기 힘든데 이 때는 대표 맥주를 들고 집결한다.

강릉에서 찾았던 '버드나무 브루어리'도 볼 수 있었다.

▶그날 마실 수 있는 맥주가 입구에 설명돼 있으니 취향대로 마시면 된다.

날짜별로 공개하는 맥주가 다른데,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먹어보고 싶은 맥주가 있었는데 아쉽게도 내가 찾은 날엔 없었던 것도.... ㅠㅠ

일단 입구엔 행사의 주체인 더부쓰 제품 판매 부스가 입장객을 반긴다.

▶티셔츠, 에코백 등 다양한 상품이 있는데 퀄리티가 나쁘지 않다. 스페셜잔도 팔고 있던데 난 공짜로 득!

더부스가 배달의민족이랑 함께 만든 신제품 '치믈리에'는 안타깝게도 하루 차이로 사질 못했다. 

시중에 나오면 치맥할 때 먹어봐야지!

▶이렇게 쭈욱 탭 번호가 적혀 있는데 입구에 적힌 번호대로 찾아가면 맥주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여기에서 쿠폰을 내면 맥주로 교환 가능.

맥주는 빈 속에 갈증이 어느 정도 날 때가 가장 맛있다.

이건 내가 한 말이 아니라 일본 맥주공장 투어를 할 때 여러번 들었던 말.

실제로 맥주공장에서도 시음은 4시 전후에 주로 한다고 했다.

슬쩍 둘러보고 첫 맥주에 도전했다.

▶탭에는 모두 더부쓰 로고가 새겨져 있지만 나오는 맥주는 그렇지 않음. 각 탭 앞에 맥주에 대한 소개가 있으니 확인하면 됨.

▶맥파이 브루어리의 '까치밥'(ABV 6.0%, IBU 60). 

최근 IPA에 빠진 터라 망설임 없이 받아들었는데, 생각보단 별로...

첫 맛은 감의 향과 함께 단 맛도 살짝 나지만 목을 넘기고 나면 엄청 쓰다.

IPA 특유의 시트러스향도 적고, 쓴 맛만 맴돌다니.

내 스타일 아냐~~~

첫 잔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당황스럽기 시작할 정도였다.

▶하늘 한 번 쳐다보고 마음을 정화하자

바로 다음 잔으로 넘어가는 수 밖에...

▶브루어리304의 '헬렌 페일에일'(ABV 5.0%, IBU 30)

적당한 시트러스 향에 무난한 쌉쌀함. 밸런스도 좋았다.

브루어리304는 천안아산에 위치한 양조장이다.

토요시음회를 한다니 언제 한번 가봐야겠다.

한잔 들어가니 두잔 들어가고 두잔 들어가니 쭉쭉.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의 '첫사랑'(ABV 6.5%, IBU 46) (feat. 미국 소시지)

미국에서 핫하다고 하는 뉴 잉글랜드 스타일이다.

과일주스를 마신 듯 입안에 향이 가득 찬다.

설명한대로 찐득까진 아니지만 일반 라거에 비해선 확실히 질감이 느껴지는 타입.

이런게 유행이라는데 난 구닥다리라 그런지 쏘쏘.

약간 쉬어가는 느낌으로는 무난했다.

이런 행사는 혼자가면 마실 수 있는 맥주의 수량이 한정된다.

역시나 함께 해야 좋은 것!

내가 선택하진 않았지만 마셔본 맥주들도 올려본다.

▶플레이그라운드브루어리의 '미스트레스 세종'(ABV 6.0%, IBU 30)

향긋하고 상큼한 꽃향, 과일향에 곡물향까지 더해져 약간은 구수한 맛이 난다.

플레이그라운드브루어리 맥주는 몽크나 조커를 많이 경험해서 익숙하다.

▶브루원의 '아이홉소'(ABV 5.3%, IBU 40)

원래는 인디아 페일 라거 스타일이었는데 세션 IPA로 스타일이 바뀐 이력이 있다.

향에 비해 쓴 맛은 적고 묵직함도 적당해 초심자가 마시기 좋을 듯.

역시나 IPA는 과일향과 시트러스향이 적당해야 좋다.

▶퐁당크래프트비어컴퍼니의 '퐁당 골든에일'(ABV 4.5%, IBU 20)

워낙 유명하니 따로 설명하진 않겠음...

이것 저것 나눠서 빈 속에 먹다 보니 배가 약간 출출.

맥주에 안주까지 챙겨먹다보니 배만 나오고 있는데, 그래도 함 돌아봤다.

▶스테이크도 팔고, 타코도 팔고, 오코노미야끼랑 야끼소바도 팔고... 다른 쪽에선 닭강정, 감자튀김, 새우튀김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돼 있다. 스테이크에 도전!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

먹다 보니 어느덧 어둠이 깔렸다.

중앙 무대에선 공연도 펼쳐졌다. 힙합도 있고, 발라드도 있고...

수준은 좀 떨어지더라.

특히 고음처리도 안 되면서 쌩목으로 불러제끼던 분, 안습..

슈스케 심사위원이었으면 1절 끝나기도 전에 땡!

노래는 그냥 친구들하고 노래방에서만 부르라고 말할 뻔...

마지막 맥주로 어떤 걸 먹을까 고민 고민.

▶칼리가리 브루잉의 '사브작 IPA'(ABV 5.5%, IBU 43)

IPA인듯 라거인듯 마지막 마무리로 깔끔하니 좋았다.

사브작, 이름 잘 지은 듯.

더운 여름에 시원하게 톡 쏘는 느낌으로 굿.

마지막 마무리는 흑맥주도 빠질 수 없지!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의 '쇼킹 스타우트'(ABV 8.5%, IBU 61)

카라멜향에 초콜렛과 커피향까지.. 

스타우트에서 느낄 수 있는 모든 향이 골고루 조화를 이룬다.

이름처럼 쇼킹하진 않다.

무난하게 구수한 흑맥주의 맛!

시간이 늦어질수록 사람들은 더 몰려들었다.

▶올해로 4년째, 성황인걸 보면 내년에는 규모가 더 커지겠다. 흥해라!

뭔가 아쉬운 느낌으로 발걸음을 돌리다가....

양꼬치 골목 매화반점에 들러 양꼬치에 칭다오로 마무리했다. ㅋㅋ 

▶구워서 갖다주니 아니 좋을 수 없구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