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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라고 하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의 경험을 지니고 있다고 자부한다.
아니 그랬다.
88간바지를 가기 전까지는...
▶겉으론 이래도 내공이 상당하다
정육점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고, 며칠만 먹지 않아도 고기를 부르는 몸뚱이도 지녔다.
그만큼 좋은 고기, 맛있는 고기도 먹어봤는데...
이번 경험은 특별함 그 자체였다.
며칠간 부산여행을 예정하고 현지 맛집 리스트를 검색하던 차에 발견한 88간바지.
(속초 88생선구이랑은 아무 상관없다)
식당 이름도 특이했지만 주 메뉴가 눈길을 확 끌었다.
안거미살, 소고기 부위로는 처음 들어본 부위였다.
네이버 찬스를 써봤더니...
[소의 1번 갈비와 9번 갈비 사이의 갈비 안쪽에 붙어 있는 두꺼운 횡격막 부위로, 너비 7㎝, 길이 약 25㎝ 정도의 'T'자 모양 또는 삼각형의 살코기.
2분도체인 한우에서 유일하게 한 개 밖에 나오지 않으며, 550g 정도만 얻을 수 있는 희소 부위로 소고기에서 가장 연한 부위다. '토시'라는 말은 작업시 손에 끼는 토시같이 생겼다고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간받이살' 이라고도 한다. 대구 지역에서는 소 한 마리에서 고기의 양이 주먹만큼 나온다고 하여 주먹시라고 부르며, 경남 지방에서는 안거미라고 한다.
토시살은 갈비와 내장을 연결하는 안심살 옆에 붙어 있어 안창살과 같이 부드러우며 쇠고기의 가장 원초적인 맛을 지니고 있다. 안심, 등심 등 여러 부위의 맛을 합쳐놓은 것 같은 특별한 부위로 가운데 격막이 들어 있어 사태 맛도 약간 나며 쫄깃한 질감을 가지고 있다. 기름기가 적으며, 갈비살보다 부드럽고 색깔이 짙다. 로스구이, 불고기, 전골용으로 많이 쓰인다.]
고 한다.
토시살은 먹어봤는데...
굳이 안거미라고 부르는 이유는 물까.
뭐가 특별한걸까 싶어 호기심을 자극했다.
부산에 내려가자마자 서둘러 88간바지를 찾아갔다.
허름한 노포.
문을 여니 동네 아저씨들로 보이는 몇 테이블만 보일 뿐 나 같은 관광객은 보이질 않았다.
어중이 떠중이 다 가는 그런 식당보다 이런 곳을 찾았을 때 더 희열을 느낀다.
메뉴는 안거미(간바지), 낙엽살, 육회, 육사시미가 전부다.
낙엽살은 보통 부채살이라고 부르는 부위.
육사시미는 월요일과 목요일에나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메뉴도 단출한게 내공이 느껴진다
고민할 필요도 없이 안거미를 주문.
특이한 거는 기본 주문이 3인분이라는 점.
아니 2명(혹은 1명)이 2인분만 먹을 수도 있는데, 3인분이 기본이라니.
살짝 짜증이 나려고 했는데, 전혀 그럴 필요 없었다.
자세히 보니 1인분이 100g이다.
보통 150~180g이 1인분인 것에 비하면 상당히 적다.
그러니 2명이 3인분을 시켜도 다른 식당의 2인분 정도의 양.
▶기본 세팅은 마늘, 매운고추, 쌈장, 김치, 파무침, 참기름
불은 미리 켜지 않아도 된다.
알아서 구워주시는데다가 불판을 너무 달구면 고기가 탈 수 있다.
두둥 안거미 등장!
▶진한 색감이 신선함을 잘 보여준다
기존에 먹던 토시살의 두툼한 형태가 아니다.
얇디 얇게 저민 형태라고 해야 되나?
지방은 극히 적어 보인다.
불판을 달구고 기름으로 살짝 코팅한 후에 고기가 올려진다.
▶정말 얇다
고기를 올리고 집게로 툭툭 소금을 찍어 고기에 올린다.
금세 육즙이 올라오면 뒤집어 준다.
불조절이 관건이다.
절대 강하면 안된다.
거의 약불로만 익혀야 질기지 않다.
다 익으면 파무침 위에 고기를 얹어주신다.
▶육즙을 보라
첫 점은 고기만.
얇지만 육즙을 잘 머금고 있다.
식감이 아주 좋다.
음..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단어가 떠오르질 않는다.
그동안 많은 고기를 먹어왔지만 어떤 고기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특이한 식감이다.
지방이 거의 없어 뻑뻑하게 느껴질까도 싶었지만 쫀쫀한 식감에 고기는 부드럽게 넘어간다.
맛있다.
이제부턴 그냥 먹는거다.
이후에도 직원분은 고기를 구워서 한점씩 파무침에 올려주신다.
이렇게도 먹어보라며 고추와 마늘에 쌈장을 찍어서 고기 위에 턱.
생마늘은 그리 선호하지 않는데... 맛있다.
마늘의 아린 맛은 덜하고 단 맛이 살아오르며 고기와 궁합이 좋다.
몇 점 안 먹은 거 같은데 벌써 바닥을 보인다.
2인분 추가요.
금요일 저녁에 찾았는데, 이미 고기가 충분하지 않다고 하신다.
주말에는 고기가 있는지 여부를 미리 확인하고 갈 것을 권한다.
양이 한정돼 있다보니 금세 떨어진다고...
추가 주문도 어느새 마지막을 향해 간다.
볶음밥도 먹을거냐고 물어보시더니 2점을 남기고 모두 불판에 올리신다.
마지막 고기까지 모두 입 속으로...
시작부터 끝까지 같은 느낌이다.
전혀 질리거나 하는 맛이 아니다.
아쉽지만 이제는 마무리 타임.
남은 고기 2점을 올리고, 파무침과 김치를 먼저 볶는다.
날렵한 가위질로 재료들을 조각낸다.
이어 밥을 올리고 쉐킷쉐킷!
▶볶음밥은 사랑입니다
볶음밥을 시키면 들깨 시래기국과 마른 김이 나온다.
▶볶음밥과의 조합이 좋다
볶음밥은 짜지 않고 슴슴한 맛이 자극적이지 않아 좋다.
마른김에 싸먹어면 김의 고소함까지 느껴지는데, 밥이 뜨거우니까 조심!
밥도 순식간에 마무리..
행복한 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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