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맛집] <온천천양곱창> 야구선수를 만날 수 있는 곱창 맛집

부산 여행의 목적 중 하나는 맛집, 다른 하나는 야구였다.

첫날은 '88간바지'에서 안거미를 먹었으니 성공!

둘째날은 사직구장에서 KIA타이거즈와 롯데자이언츠 경기를 보고 늦은 저녁을 먹어야 했다.

야구 선수들이 많이 가는 맛집은 없을까 찾아보던 차에 맛있어 보이는 곱창집을 발견했다.

온천천 양곱창!!

▶그냥 동네 곱창집 분위기지만 겉과 속은 확연히 다르다

최근에는 '집사부일체'에 '이대호 맛집'으로 소개되기도 한 식당이다.

이대호 선수 뿐만 아니라 어지간한 야구선수들은 거의 다녀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야구선수들에게 유명한 집이다.

https://www.instagram.com/yanggopchang/

박찬호, 이승엽 같은 레전드부터 올해 입단한 강백호 선수까지...

안 온 선수는 있어도 한번만 온 선수는 없을 정도다.

▶이건 빙산의 일각이다

부산에 원정 가는 야구팀 상당수가 인근의 '농심호텔'을 숙소로 사용하는데 위치도 가깝고...

다른 것보다는 일단 맛이 뛰어나니 인기가 좋을 수 밖에.. (생각만 해도 당장 달려가고 싶다 ㅠㅠ)

경기가 끝나고 10시쯤 도착했는데 이미 실내는 만석.

웨이팅도 한팀 있었다.

이미 거기에서 먹기로 마음 먹었기에 기다리기로 했다.

무심해 보이는 사장님은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시다가 내가 입은 안치홍 유니폼을 보더니만...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안치홍 이따 온다고 했는데..."

'잘 하면 안치홍 선수 볼 수 있겠다' 싶어서 흥분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자리가 생겼다.

식사 중인 분들이 나올까 싶어 사진은 많이 못 찍었는데..

들어가면 'ㄷ'자 모양으로 불판이 둘러 있고, 일하시는 분들이 직접 구워주시는 스타일이다.

벽과 기둥, 냉장고 등 사인이 걸릴 만한 곳은 모두 야구선수들의 사인이 걸린 액자와 사진으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메인 홀에 불판이 4개 있고 불판 하나마다 3명 정도 해서 12명 가량 앉을 수 있는 공간.

좀 이상했다. 인스타그램에서 봤을 때는 분명 방처럼 생겼었는데...

자세히 보니 뒤쪽으로 커텐이 쳐진 작은 방이 따로 있었다.

야구선수들이 오면 그쪽에 앉는 것 같았다.

방문했던 날도 원래는 비워져 있었는데 만삭의 임산부 커플이 기다리고 있으니 사장님께서 자리를 내주셨다.

▶보통 모듬구이나 특모듬구이를 주문한다 /네이버 검색 '온천천양곱창 메뉴판 이미지'

가격이 좀 이상하다.

2인분과 3인분을 나눠보면 뭔가 좀..

3인분이 많아서겠지라고 생각은 드는데, 옆에 분들이 시킨 거를 보면 큰 차이가 없어 보이기도 하고... ㅎㅎ

아무튼 일단 모듬구이 2인분으로 주문

▶기본 세팅. 위쪽은 과일 소스로 굽기 전에 살짝 뭍힌 후에 굽는 동안 자꾸 적셔 주신다. 아래는 명이나물, 방풍나물, 마늘 장아찌, 양파 장아찌 등. 선홍빛의 대창이 먼저 올라갔다.

일단 자리에 앉으면 불판에는 감자와 새송이 버섯, 팽이 버섯, 맛뵈기용 차돌박이가 올라간다.

그리고 싱싱한 양과 대창을 꺼내 과일소스에 푹 담갔다가 불판으로...

차돌박이는 아무 감흥이 없는데, 양과 대창이 구워지기 전에 허기를 달래는 용도.

▶속이 꽉 찬 대창과 더할나위 없이 신선한 양

대창을 보면 눈이 돌아갈 수 밖에 없다.

곱이 꽉 찬 게 안에다 뭘 따로 집어넣은 줄...

대창은 너무 두꺼워서 세로로 자른 후에 가로로도 절반을 자른다.

알아서 구워주니 앉아만 있으면 됨.

직원분이 불조절을 하며 먹기 좋게 구워주니 너무 행복. ^^

▶추가 주문한 특모듬구이가 노릇노릇

먼저 익은 양을 한 점...

신세계다.

너무 부드럽다.

고소하다.

맛있다.

완전 맛있다....

대창이란 음식을 오발탄 같은 형태의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처음 먹은 분들은 양보다는 대창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양은 좀 질긴 느낌이 들어서...

그건 잘못 배워서 그런거다.

다음은 대창.

위에서도 말했듯이 대창을 세로는 물론 가로로도 자르다보니 곱이 구워지면서 조금 녹아버렸다.

아쉽지만 충분히 기름진 대창의 곱을 느낄 수 있다.

어느새 2인분이 순삭.

추가로 곱창이 포함된 특모듬 2인분을 추가!

곱창의 맛은 어떨까 했는데.. 

개인적으론 굳이 곱창까지 포함된 특모듬을 시킬 필요는 없어 보인다.

이 집의 메인은 양과 곱창.

특양을 먹어봤어야 한다는 아쉬움도 든다.

양이 이정도면 특양은 어떨까...

추가 주문을 한창 먹을 즈음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이 식당 안으로 들어왔다.

눈이 마주치고 나도 모르게 고개를 꾸벅하며 인사했는데, KIA타이거즈 1루 주루코치를 하고 있는 김민우 코치였다.

웃긴 건 내 인사에 김민우 코치도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받아줬다는 ㅋㅋㅋ

TV에서 워낙 자주 봐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고개가 숙여졌다.

실은 재작년 광주에 야구보러 갔다가 KIA타이거즈 선수들 단골집인 '돈구이불붙었네'에서도 당시 선수였던 김민우 코치를 본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더 익숙한 나머지 인사를...

지금 생각해도 웃음만 나는 상황 ㅋㅋ

여유가 좀 생겨서 직원분과 얘기를 했는데, 야구선수들이 찾아오는 특별한 이유는 모르겠단다.

감사할 따름이라고...

맛있는 집이다 보니 한명 두명 입소문이 나서 지금에 이른 것 같다.

너무 많은 선수들이 찾다 보니 은퇴하거나 하는 선수들은 걸렸던 사인이 떼어지기도...

▶지난 시즌을 마치고 방출된 양훈 선수는 액자도 벽에서 떼어진 상태

얼마나 많은 선수가, 또 누가 저 벽에 새로 걸릴지 궁금하다.

다음 번 찾았을 때는 직접 안치홍 선수와 만날 수 있기를...